광주에서 원지가 쏜 안타깝고 비싼 훠궈를 먹어보고

아침기차를 타고 광주동에서 쿤밍으로 출발했다. 생각보다 택시도 쉽게 잡히고 도착하고 나서 컨더지에서 노닥거렸음에도 불구하고한시간이나 남았다
입석때문에 우선 앉은 침대에서'담도크지' 소리도 듣고. 돈을 내니 갑자기 친절해진 복무원
아이를 데리고 온 여자와 그앞의 향기나는 남자의 사랑(지도와 배를 줌)
그리고 아이들. 원은지의 스타일
제목이 좀 그렇지만-_-...ㅋㅋ
홍콩에서 꾸이린으로 가는 직행 기차가 없다는 소리에 나는 언제나처럼 또-_-;; 그냥 즉흥적으로 계획에도 없었던 광조우를 가게 되었다.우선 가면 뭔가 해결 되겠지~.
기차는 무책임하게도 목적지에 닿자마자 날 냐려놓고는 가 버리고, 나는 역 안에서 열심히 '꾸이린'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기위해 돌아다녔다.그런데 그 복무원(?)이 하는 말이, 꾸이린으로 가는 표는 내일에나 있다는 게 아닌가.. 어짜피 뭐 예상한 일이지만 그자리에서 돌아서서 호텔을 찾을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내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아저씨,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자기는 무슨무슨 여행사 직원인데 호텔 잡거나 여행사 가이드 같은게 있으니 따라오랜다.이럴 때 턱턱 사람 믿고 따라가면 절대로 안 돼는걸 알고 있지만,나 혼자 찾으면 더 힘들꺼도 같고,아무리 그래도 정말 이곳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 자신을 믿고 고생고생해가면서 돈 쓰는것 보단 낫다고 싶어서 (이걸 바로 귀찮(찬?)음이라고 부른다) 정말 겁도 없이 따라나섰다.따라가면서 계속 조마조마.. 만약 날 팔아넘긴다면 어떻하지? 힘 잘 쓰게 생겨서 무임금 막노동꾼으로 팔아넘길 지도 몰라,아니면 마늘껍질?강간같은건 얼굴 안 본다던데..-_-;;호.. 혹시 중국 오기전에 들었던 내가 제일로 무서워하는 '돼지인간'만들어서 써커스단에??........속으로 이생각 저생각 다 하면서도 얼굴은 태연한 척,여기 많이 와 본척 하면서 걸어갔다.중간중간 실실 웃는 아저씨는 날 미치도록 무섭게 만들었고, 그냥 여기서 도망갈까?하는 생각이 든 순간,구석에 있던 여행사엘 도착했다. 이런, 나 또 오바했군..ㅋ
이 인간들, 기차시간 놓친걸 알고 무조건 비싼 호텔을 추천한다.이것밖에 없다면서.ㅎㅎ 하지만 내가 그런 수작에 넘어 갈 꺼 같나?ㅋㅋ 미리 주머니에 약간만 넣어두었던 돈으로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홍콩에서 쑈핑을 너무 해 댔더니 돈이 이거밖에 없다,꾸이린에서 친구가 기다리기로 했으니 거기서 돈 받아서 곧바로 북경 갈꺼다, 이딴 식으로 대응하니 점점 싼 호텔을 소개 해 준다, 이제 더이상 나올게 없다 싶을 때, 그 호텔을 골랐고, 비록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비싼 '정식' 호텔이었지만, 그냥 하룻밤을 럭셔리하게 지내보잔 생각에 그냥 가서 집을 풀었다(가보니 오히려 상해에 있었던 호스텔쪽이 더 낫다는 생각이-_-;;)이제 하룻밤 편하게 쉬고 내일 꾸이린으로 가야지_!짐정리를 하고 침대에 드러눕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그리고 나는 그날, 이 여행에서 두번째로 가장 무서운 밤을 보내게 됀다-_;;
(일하고 왔다가 이어서 써야지-_-;;앗싸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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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문을 열자 호텔 안내에 있던 아가씨가 친구가 왔다고 한다.보니까 아까 날 여행사로 안내했다던 바로 그 아저씨. 공짜로 오늘 광조우에 예쁜 풍경을 보여줄 테니 맛보기로 보랜다.
좀 쉬고 싶었으나 아까 이 아저씨 의심한 게 미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공짜라는말에 따라나섰다.
머릿속엔 정말로 정말로 '이러면 안돼!' 란 생각이 날 말리고 있었으나 기회가 닿는 대로 많이 보고 돌아다니길 너무도 원했기 때문에 그냥 왠지 나가도 될 꺼 같은 생각에 위험을 무시하고 그렇게 나가게 된 건데..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난 하늘에서 많이 지켜준 거 같다.(샹디 쩐 간씨에 닌!)
그렇게 나가서 처음엔 광조우 시내를 살짝 돌았다. 흠... 그냥 베이징이랑 비슷한거 같았다. 약간 소박한 독큭한 느낌이 있긴 했으나 개인적으로 특수도시(?)가 아닌 이상 시내는 다 비슷비슷하닥 생각하기에...
여기까진 괜찮았다. 하지만 시내 관광을 마치고 어둑할 무렵, 어느 유명한 음악회관이 있는(설명에 의하면 중국 음악인들이라면 다 안다고 함;) 어느 유명한 강가(일기를 잊어먹은 관계로 이름은 다 기억 안남;)를 걷기 시작 할 무렵에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 처음엔 내가 단순히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중국에서 유행하는 한국 드라마 TV속의 인물로 착각하기 시작 한 것이다. 묻는 질문들의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 갔다.그리고 자기가 지금 TV속의 사람과 있다는게 영광이라고 말 했을 때,(내가 마우리 설명해도 듣질 않는다. 내 중국어 실력이 딸렸긴 했었다만, 이렇게 막무가내 아저씬 누구도 설득 시킬 수 없을꺼다)
그러더니 손 잡아봐도 돼냐고 한다-_-;
헉, 그때 호텔서 바로 나온 경우라서 호텔 이름도 기억이 잘 안나는데 여기서 그냥 확 가버릴수도 없고(택시 타도 얼로 갈지 모르니...)
아냐, 이 아저씨가 소개 해 준 호텔이니까 직원들이랑도 짜고.. 혹시.. 날 밖으로 유인하고 가방속에 돈을 다 훔쳐갈라는 수작인가?ㅎㅎ 이럴 줄 알고 큰 돈은 미리 침대밑에 넣어 놨지!!ㅋㅋ 가만,,,호텔안에 감시카메라가 있어서 다 찍어논건 아니겠지?....
또다시 올라오는 별의별 생각들, 손 안됀다고 강조해서 말하니까 오히려 '아잉~'을 연발하며 애교를 부려대는 정말 무서운(!) 아저씨. (나중에 알고보니 집안 막둥이에다 생각보다 나이가 어렸다-_-) 그 와중에도 강가에서 사진 한장 찍어 달라고 하고, 볼거 다 보고 피곤하다고 짜증내면서 호텔로 가자고 했다.데려다 주는 아저씨. 택시안에서 별별 귀여운 짓을 다 해대는 무서운 아저씨--;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중국이 여자들 기가 쎄서 여자가 강하게 나오면 왠만한 남자들은 다 말을 잘 듣는다는 거다)
호텔 방. 가까스로 도착. 이 아저씨 마지막으로 상콤하게 안아달란다-_-;
이런 미친...내가 널 언제부터 알았다고 _!
막무가내인 아저씨, 피곤하다는 짜증과 내손이 만지작 댔던,비상용으로 혹시 하면서 가져갔던 맥가이버 칼을 보곤 나간다.(지금 생각하면 참 오버지만 그땐 진짜 칼에게 고마운 감정이 솟구쳤음) 내일 기차표 사 줄테니까 몇시까지 올테니 연락하라는 말과 함께....
아저씰 보내고~
으헉;; 나 지금 방금 데이트 한거야-_-? 황당함과 억울함,피곤과 짜증등등이 섞인 감정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까 내가 정말 미쳤었다는 생각을 한다.정말 싸이코같은 사람이었으면 어쩔 뻔 했나...인신매매단 직원이었으면..? 한편으론 자랑스런 생각도 들었다. ㅋㅋ 어쨌던 꽁짜 관광 한 거 아닌가? 이런 경우가 처음이어서 오버해서 더욱 혼란스러웠던 나를 달래고 잠이들었다.
다음날 아침...
아저씨가 쳐들어오거나 아침에 이쪽으로 찾아올 꺼 같은 예감에 조금 일찍 일어났다.피곤해서 잠을 깰라고 tv를 켰더니 반가운 얼굴, 자우림이 나온다 "I~am my fan♬, I~'m mad about me~!♪" 낮익은 노래,가사가 참 마음에 들었다 빨리 준비해서 미리 나가려던 계획을 접고 뮤비를 끝까지 다 보고 따라불렀다. 역시,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많이 도와준다.노래가 끝나자마자 TV를 끄고 짐을 들고 돈을 챙기고, 호텔을 나갔다...
오늘 저녁즈음에는 가기 힘들었던 꾸이린에 도착 해 있겠지?ㅎㅎㅎ
#그날 밤 강가에서 찍은 사진.강변을 따라 네온싸인이 길게 늘어져 있었는데 사진에선 잘 안나왔음.
음악당 앞쪽에서 바이올린 켜는 아저씨 옆에서...(으~ 이 아저씨 바이올린 아저씬 안 찍어놨네-_-!)
이 사진.. 웃고 있어도 당시 속은 장난 아니었음.ㅎㅎ


계획에 없어서 사전준비 진짜 하나도 없이 간 광조우. 그래도 멋있었다. 화려한 상하이와 정말 사진같은 홍콩, 우리나라랑 비슷한 느낌이있는 북경과는 또 다른 이미지. 약간은 소박하고 촌스럽게 꾸민것들이 전혀 촌스럽지 않고 특이한 인상을 주었던,
나중에 꼭 다시 제대로 가 봐야지

늦개 나가면 아저씨가 아래에서 기다릴 것 같은 마음에--;; TV를 끄자마자 호텔을 나왔다. 우선은 배가 고파서 썩 내키진 않았지만 골목 구석에 있었던 식당에 들어가서밥을 먹었다. 흠.. 이게 무슨 요리지?무슨 버섯 볶음밥이었는데, 중국식의 달짝지근한 소스와 버섯 특유의 향,그리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있는 야채들...골목 구석의 허름한 백반집이었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알고 보니 원래 광조우가 음식으로 유명한 곳 이라고 하던데;; 안타깝게도 광조우에서 먹은 음식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의 이상한 성격에 왠지 불안했기 때문에...
아침을 그렇게 자알먹고 무조건 기차역을 찾아갔다.처음엔 'xxx역' 이러고 씌여진 버스를 타고 무작정 갔더니 고속버스 역이었다.-_- 안타깝게 택시를 타고 다시 원위치로 와서 그냥 제일 만만한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티켓이...
정말 특이하게 생겼네, 무슨 오락실 전용 코인같은 검은색 플라스틱 동전. 촌티내면서 계속 만지작 만지작하면서 정작 지하철입구에선 어떻게 사용하는것인지 몰라서 한참 헤멨다. 친절한 지나가는 아저씨1의 도움으로 탈 때는 그냥 우리나라 교통카드처럼 '띡!'하고 대면 됀다는 사실을 깨닫고 드디어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 도착! 흠... 기차표를 사긴 했는데 앞으로 4시간이나 남았다. 나는 그냥 기다리는게 재미없어서 짐을 역에 맏겨버리고 다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각 역마다 중간중간에 무슨 박물관,관광명소등등을 소개시켜주는 안내방송이 기억났기 때문에...
우선 만만하게 들린 ㅇㅇ박물관이 있다는 역에서 내렸다. 그런데 찾기가 좀 애매한것이 이상한곳으로 나와버린것 같았다. 흠... 적어도 1시간 전에는 역에 도착해야 하니까 지하철 왔다갔다 하는 시간까지 계산해 넣으면 지금 남은시간은 약 2시간. 뭔가를 찾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그냥 아무곳이나 가까운곳에 빨리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출구 바로 앞에 있었던 공원. 바로 들어갔다.
진짜 잘 해 놓았네.. 역시 땅이큰게 복이라니까.
우선 옆쪽에 있었던 큰 연못을 가득 채운 연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잎이 살랑살랑 거리는게, 바람 불 때 시골밭에서 보리이삭들이 살랑거리는것보다 아름다웠다.ㅎ
계속 볼라고 했는데 마침 땀 범벅이 된 내 몸 위에서 계속 땀을 햝아대는 파리들의 방해로 어쩔 수 없이 계속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큰 공원. 역시 남방쪽이라 그런지 많았던 커다란 나무들.
걷고, 걷고, 걷고...
그렇게 걷다가 우연히 본 표지판에서 '북한과의 피로맺은 동맹관계'..비슷한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 뭐지? 또 우연한 기회에 들른 이곳에서 좋은 장소를 발견한것 같은 기분이었다.
표지판을 따라서 따라서...걷다보니 하나둘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상해에서 두고 온 우산이 그리웠다. 우선 급한대로 주변에 있던 벤치쪽으로 뛰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몇몇의 노인분들이 앉아서 비를 피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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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조우 커뮤니스트 대항 메모리얼 공원에서...
노인과 아기들은 어디를 가나 다 똑같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박물관 찾다가 없어서...보다는 시간도 없고 그냥 귀찮은 김에, 바로 앞에 뭔가 있길래 와 봤다.
광조우는 역시 남쪽이구나. 앉아서 일기를 쓰는데 쏟아지던 비가 갑자기 멈추고, 그래서 나갈 준비 하니까 또 쏟아지고, 나중엔 번개도 치고...
지금 내 옆에는 두분의 할아버지께서 앉아 계신다. 젊은이가, 종이에 뭔가 이상한 문자를 적어대니 궁금하신지 힐끔힐끔 보시다가도 내가 쳐다보면 고개를 돌리시고, 자기들끼리 말하다가도 내가 쳐다보면 조용... 이런 말 하면 안돼는거 알지만 나는 노인들이 아이들같이 너무 귀엽게 느껴진다.
내렸다 멈췄다 하는 빗줄기에 장단을 맞췄다간 영 늦을 것 간아서 비가 약할 때 막 뛰어서 주변의 정자(?) 비슷한곳까지 왔다. 이곳에서 비 피하는 사람들은 날 포함해서 6명. 그 중에서도 손주와 같이 오신것 같은 한 할아버지가 눈에 띈다.
"드르르릉! 꽝!!! 꽝!!!!"(천둥 치는 소리임-_-;;)
(귀를 막으면서) " 할아버지, 나 무서워요~"
"우리 아가, 천둥 치는거는 무서운 게 아니란다. 보이지? 방금 번쩍 한거? 빛이 셀 수록 더 큰 소리가 나. 아! 방금 번쩍 하고 아주 밝았으니까 큰 소리가 날꺼다."
미소가 주름으로 베인 입가, 그리고 손주를 바라보시는 따뜻한 눈빛.
정말 그립고 아름다웠다. 나도 어렸을 때 천둥 치는 소리가 무서워서 밤에 아빠한테 간 적이 있었는데, 아빠도 그 때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시면서,그리고 번개 치고 그 다음 천둥칠 때까지 몇초인지 재기 놀이 같은거 해 주시면서 내 무서움을 달래 주시곤 했는데....
... 다시는 가질 수 없기에 소중한 추억, 외국의 우연히 들른 한 공원에서 다시 보게 된 느낌에 그곳에 그렇게 두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그렇게 있었다.
이제 진짜 늦었다. 비도 비지만 우선 나는 기차 시간에 절대로 늦으면 안된다! 나는 그 정자에서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작별을 하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온몸이 비에 흠뻑 젖어서 지하철을 타니 주변의 사람들 시선보다 우선 내가 추워서 못 견디겠다.
으~ 이제 빨래도 못 하는데.. 제발 계림에선 세탁을 할 수 있길 바라면서...
# 입장 표!

#북한 혈맹기념비 (이름은 정확한거 아님-_-;;)
북한과 중국간의 돈독한 우정(?)을 상징하는,, 이상했던 점은, 이 기념비가 공산주의 대항 기념 공원에 있었다는 거다.  글자를 잘못봤나? 아니면 역사속에 내가 몰랐던 사실이..?아무튼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 이 공원에서 처음 본 광경인 연꽃이 만발한 연못.잔디 위에 있는거 말고 뒤에 보이는 하얗고분홍인것들이 연꽃인데 정말 연못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홍콩에서 연꽃축제 준비하는거 보고 왔는데 거기도 지금쯤이면 저렇게 만발했을라나.??

#손자와 할아버지.
오른쪽에 하얀 옷 입으시 할아버지와 손자.
늙으면 손주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큼 예쁘다는데,, ㅎㅎ 나도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지이~

#정말 특이했던 광조우의 지하철
무엇보다도 티켓이 오락실에서 쓰는 코인같아서 처음에는 그냥 카드처럼 찍고, 나갈때는 투입구에 넣는다.표를 살때도 무인 자판기에서만 가능~ 지하철 안은 우리나라랑 많이 비슷하다.




여행전 모두가 사라고 했던 전화카드.. 하지만 난 끝까지 버티다 광조우에 와서야 사게 되었다.
그리고 전화통화 딱 한번 했으니...2006년 4월 30일 전에 광조우 가는 사람 있으면 아무한테나 줘 야겠다. 필요하신분 연락주세요~ㅋㅋ
용조우.. 지금 생각하면 눈물나도록 웃기다.:'D
모든것들이,,
가게 됀 계기.. 정말 황당했던 숙박집(?).... 순박했던 시골 사람들...
그리고 아직도 가끔 생각나는 루오시....-_-
지금 다시 생각 해 보면,
나는, 미쳤다.
내가 산 기차표는 광조우에서 꾸이린으로 가는 기차표였고, 당연히, 나도 예정했던 꾸이린에서 내리기로 되어 있었다.
광조우의 기차역, 나는 예상 못했던 지출을 어떻게든 좀 덮어볼라고 직행이 아닌 완행으로 표를 샀고,(어쩌면 직행표는 처음부터 없었을는지도 모른다.) 어? 생각했던것보다 싸네? 여기서 꾸이린까지 가깝나?
===============================================================================기차안====
우선 내 자리를 찾아보니.........누군가가 앉아 있었다-_-;
보이니 얼른 다른 곳으로 간다. 휴ㅡ.이제 바로 진실한 중국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겠구나.
자리에 앉아서 우선은 주위사람부터 둘러봤다.오른쪽에는 굉장히 거대한체구의 아저씨, 앞쪽에는 내 친구와 좀 비슷하게 생긴 술먹는 손목에 문신있는 아저씨, 앞-옆에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아줌마,왼쪽에는 좀 젊어보이는 아저씨... 처음엔 다들 조용하다가 한 30분 지나니 아줌마부터 입을 열기 시작하신다. 그러더니 나를 제외한 모두가 대화에 참가한다-_-..
으...나도 이 낯가리는 성격이 저주스럽다. 나는 어떻게 약간의 그룹이 형성된 곳에는 절대로 끼지 못한다.아니, 처음부터 아예 낄 생각을 못 하는거 같다.어쨌던, 그래도 나름대로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기라도 하려고 노력했으나 심한 사투리들은 나를 더욱 힘겹게 했다. 할 수 없지. 지루한,긴,불편한 여행길이 될 꺼 같다. 그냥 잠이나 자야지~
몇 시간을 간 걸까..눈을 떠보니 배가 고팠다.컵라면을 사다가 끓여먹을라고 돌아다녔는데 물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통로에서 담배를 피던 한 아저씨가 나를 부르더니 물의 위치를 알려준다. 흠,, 내 옆에 앉은 아저씨잖아.. 이 기회에 말이나 걸어볼까... ...하지만 역시-_-; 배고픔에 그냥 고맙다는 인사만 한 채 그렇게 또 지루한 여행길을 가고 있었다.
라면을 먹고 일기를 쓰고 또 그렇게 지루하고 불편하게 앉아 있으려니까 한 아저씨가 말을 건다. 안그래도 심심해 죽을뻔했던 나는. 한번 터지니까 주저리주저리 완전히 그 자리의 수다꾼이 되어버렸다. 그곳에 앉았던 모든 사람들이 나와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고,나는 신나서 더 떠들었다. 말하다 못 알아 듣는게 나오면 다들 상의 해서 '북경어'로 설명해 주었으니.. 정말 행복한 순간아었다.ㅎㅎㅎ
오른쪽의 덩치 큰 아저씨는 가장 북경어에 접근한 언어를 구사하셔서 친절히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고,앞쪽의 손목문신아저씨는 한국에 대해서 그리 좋은 감정만 있는것은 아닌 듯 했다.'미국과 친하기만 하면 바로 미국서 투자하고 그러니까 금방 잘 살게 된다'로 시작하시더니 점점 한국정부가 미국에게 벌벌떠는것을 못마땅해 하신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나로써는 달리 할 말은 없었고(-_-으~;;) 그냥 한국 국민들은 미국을 엄청 싫어하지만 정부의 높은 사람들이 지금 미국과 관련된 여러가지문제로 어쩔 수 없이 친한거라고 억지로 그 아저씰 설득시켰다. 너넨 뭔가 있겠지만 힘 없는 우리나라는 눈치를 잘 봐가면서 살아야 한단 말이닷! 으~~~
'와즈,와즈~'
나의 수다를 멈추게 한 건 한 역무원. 왼쪽에 앉았던 아저씨가 설명해 준다. 중국에선 역무원들이 중간중간에 물건을 판다고. 오늘의 상품은 양말. 솔로 문질러도 안 헤지고 라이터로 지져도 불이 안 붙는다는, 특수 양말이다.(도대체 양말에 불이 안 붙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_! 한국의 지하철에서 종종 보이는,잘 나가던 부도난 회사의 1000원짜리 상품광고와 비슷하다.) 역무원 아저씨, 주변에서 장단을 맞춰주니까 신나서 한참 떠들고 쇼하고 난리가 났다. 다기능 양말을 사고 싶었었는지, 내 앞-옆의 아주머니께서 한번 줘 봐 달라고 하신다. 그러더니 우리쪽 좌석에 앉은 모든 사람들, 양말 하나를 들고 온갖 실험에 들어간다. 라이터로 지져보고, 힘껏 서로 당겨도 보고,솔로 빡빡 문질러도 보고...
그 모든것을 견뎌낸 양말. 통과다. 아저씨들은 아주머니에게 양말이 사도 좋을것 같다고 하고, 신이난 아주머니는 다시 역무원을 불러 예쁜색으로(연보라색~자주색~)골라서 아주 알뜰쇼핑을 하신다.(내가 볼 때 저건 분명히 땀 흡수가 안 될 꺼 같은데...,,마침 라면국물밖에 없어서 실험을 못 해본게 아쉬웠다.)
하하하.. 순박한 사람들인지, 아니면 원래 중국사람들이 처음 본 사람들과 이렇게 금방 잘 친해 지는지..가장 지루할 꺼 같았던 여행길이 완전히 코미디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술먹던 앞자리 아저씨는 앞쪽칸으로 술 마시러 가고, 키스유라는 분홍색과자를 새침하게 드시던 아주머니와 옆자리의 덩치 큰 아저씨는 잠드시고.. 나는 왼쪽의 아저씨와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이 아저씨,이번 여행에서 얻은 두번째 친구기 될 듯 하다.
사실은'아저씨'가 아니었다.고2였는데 내가 아저씨로 본 이유는 아저씨틱한 옷차림과 그을린 피부때문이었다. 공부하다가 집에 돈이 없어서 학업을 그만두고 도시로 나와서 돈을 번다는 아저씨. 이름은 '루오씨'고 이번에 일 하고 돈 벌어서 고향에 돌아가는 길이란다.외적인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나에게 외국인으로서 관심을 가져주는 다른 중국인들과 다른 느낌이다. 4시간정도 그렇게 얘길했나.. 이 아저씨 나보고 중간에 자기네 고향에 잠시 들렀다 가란다.나는 광조우의 안좋은 기억--;때문에 안된다고 했다.루오씨..그래? 하더니 다른 얘기를 시작한다.. 그러더니 또! 자기 고향에 초대한다. 그렇게 한 5번은 물어봤나? 루오씨의 고향인 용조우에 도착하기 15분 전, 나는 이번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그래 . 나쁜사람같지 않고,만약에 무슨일 생긴다고 해도 내 팔자지.. 우선 많이 보고 돌아다니기로 했으니까. 루오씨가 나중에 말해준 거지만 다음부턴 절대로 그렇게 아무나 따라나오지 말랜다(흥_!지는!!)
특히 시골 같은 곳에는 이런식으로 사람 팔아먹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그리고 여행 도중에 이렇게 따라나가면 얼마나 위험한건지,한국에 와서야 알았다.-_- 그래서 이때 모르는 사람 따라나왔다는 얘기는 아직도 아무에게도 말 안했다.) 열차는 멈추고 나는 어두운 역에 내렸다. 작은 마을이었는지 사람은 별로 없었고, 루오씨는 역에서 내리자마자 숙소 잡아준다면서 역 앞에서있던 이사안 몇몇 사람들과 대화중이다. 또다시 나의 두려움이 나를 덮쳐오기 시작했다-_-;; 나 또 광조우같은 상황? 여기는 지도에서도 어딘지도 모르는곳인데다가 이 사람들이 사투리를 해 대니 내가 이 인간들이 무슨말 하는지 어떻게 알어..!!
대화가 끝나고 도착한 한 작은 집. 방문을 열고 나는 다시한번 겁에 떨어야 했다. 으-헉.... 벽에는 '러브이즈레드'라는 문구-_-;;와 이상한 사진들이 가득 걸려 있었고 이 주인 아줌마는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루오시와 계속 대화를 해대고 있었다. 여태까지 가장 무서웠던 순간이었다. 대화를 마친 루오씨. 아니! 이 인간이 자기 짐을 털썩 하고 내 방에 놓는게 아닌가! 으......
누군가 덕분이지,(나는 아직도 누군가가 나를 지켜준다고 믿는다! ㅋㅋ 고마워라~~) 그순간 나는 다음부터 다시는 이렇게 겁 없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짐+다짐+다짐...했다.
나중에 안거지만, 루오씨는 내가 자기를 의심할까봐 일부러 자신의 소중했던(!)짐을 내 방에 놓은 거라고 한다.또 오바병이 도졌었나..-_-; 짐을 놓자마자 잘 자라고 인사하고 옆방으로 가 버린.. 루오씨가 나가자 마자 나는 문을 걸어잠그고 하느님께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러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거리 한복판에서 자는기분! 밤에 차 소리가 들려서 시끄러워라~했는데 아침에 들리는 소리는 완전히 북경도로 한복판이다. 아니, 딸딸이들(..--;;중국에 있는 굉장히 큰 딸딸 거리는 3륜 트럭을 말하는것임.)때문에 더한다.그래, 너네가 이겼다, 나 일어날란다~ 밝은곳에 있으니 어제 무서워 보였던 성인물 포스터들이 우스워보였다. 문을열고 나가니 집 주인 아들인 듯 한 아이가 환한 미소를 짓는다. 애랑 조금 놀다가 주인집 아줌마한테 지금 씻어도 돼냐고 물어보니까 주전자 올려 놓으면서 커이마?(가능해?)이런다. 한국에서 단수 때 썼던 방법. 신싀지에 있으면서 샤워장까지 가기 귀찮아서 기숙사 화장실 문 잠그고 하도 해대서 이미 일상생활이 되어 버렸다.ㅎㅎ 어쨌던 광조우에서 비 맞고 땀흘리고,,
그런거 다 씻어버리니까 개운하다. 샤워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루오씨가 짐을 챙기고 있다.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다면서 짜증을 낸다. 좀 미안해 하는 눈치. 기차시간 전까지 구경시켜준댄다. 나때문에 오랜만에 도착하는 집에도 못 들어가는게 좀 미안했지만 어제 포기한 기차표 값으로 된다고 한다.
우선 배를 채우기 위해서 식당에 들어갔다. 말이 식당이지,완전히 문 없는 집에 식탁2개와 의자 몇개가 놓여있고, 지금 있는 닭,생선,고기등 재료를 보여 주어서 뭘 어떻게 해줄까도 손님한테 일일히 물어보는, 여태까지 보아왔던 식당들과 영 딴판이다. 밥이 다 될 때까지 옆에 있는 피씨방(시골인데도 피씨방이 있었다. 꽤 잘 되는 모양인지 사람들이 그득그득) 가서 컴퓨터를 하다가 아주머니의 부르는 소리에 다시 아까 그 식당으로 갔다. 맛있었던.. 정말 그야말로 가정식 백반. 배가 남산만큼 부른 주인집 아주머니가 계속 루오씨한테 말을 건다. 둘이 뭐라뭐라고 하는 가운데 나는 열심히 밥을 먹었고, 둘의 얘기에서 몇가지를 알아듣게 되었다.
"그럼 너도 같이 가지? " "안돼요, 우린 방금 만났는걸요, 게다가 쟤는 여자고 나는 남자잖아요.. 안 될 꺼에요."
대충 얘기하는 내용이 짐작 가는 대화. 물론 나는 끝까지 못 알아 듣는 걸로 되어 있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여러모로 불필요한 불편이 많다. 이렇게 해서 우정이 어려운 건가 보다. 이럴 때 내가 남자였거나 루오씨가 여자였으면 어땠을까? 크면서, 남녀간의미묘한 감정을 배우면서 잃은 가장 소중한것. 어렸을 때 처럼 그냥 모두다 편하게 친구했으면 좋겠다.
밥을 먹고 나서 우선은 표를 사기 위해서 기차역에 갔다. 시골 풍경에 최근에 지어진 듯한 나름대로 깔끔한 기차역 건물이 어울리지 않는다. 가서 표를 샀다. 언제 불렀는지 루오씨는 자기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있었다. 한껏 멋낸 예쁘장한 여자아이, 송곳니가 인상적인 깡마른 남자아이. 서로 소개를 받고, 금방 친해졌다. 특히 이 여자애, 한국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다.한국 배우 원빈,장동건을 좋아한단다. ㅎㅎ 불쌍한 것, 경쟁자가 많겠구나. 한국말도 계속 물어보고, 아무튼 귀여운 동생 하나 생긴것 같았다.
기차시간 전까지 대충 용조우를 둘러보았다. 말 그대로 시골 풍경, 시골도 이런 시골은 난생 처음이다. 아마도 할머니께서 여기 오시면 자기 옛날 살던 곳 같다고 하실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곳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우선 무엇보다 큰 건물이 없어서 하늘을 많이 가리지 않았다는것. 하늘이 이렇게 많이 보이는게 이렇게 탁 트이고 시원한건지 처음 알았다. 원래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건데...
할아버지 같은 느낌의 건물들,, 마음대로 자라게 내버려 둔 자연, 그리고 여기저기서 인사 해 대는 순박한 시골 사람들..
이번에 용기를 낸 것이 마지막이 될 꺼라고 다짐을 했지만, 잘 온것 같았다. 여태까지 보아왔던 도시들이 아닌, 진정한 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기차시간.. 헤어지는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귀여웠던 루오씨의 친구들에게서 QQ번호를 받고,(중국의 거의 모든 10~20대들이 사용하는 매신저.)나중에 한국 갔다가 다시 중국 오면 꼭 연락할꺼라는 약속을 받고서야 나를 보낸다. 루오씨는 입장표를 사서 기차 안까지 데려다 주었다. 꾸이린 까지는 입석표로 샀지만,사람이 없어서 자리가남으니까 다행히 아무곳이나 앉을 수 있었다. 자리를 찾아서 앉으니까 기차는 벌써 용조우를 떠나 있었다. 이런,, 손 흔들어 줄라고 했는데....
기차역 입구 들어가기 전에, 루오씨는 나에게 꾸이린에 같이 가 줄까? 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나도 혼자의 긴 여행에 약간 지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서 반가웠으므로 굉장히 반가웠으나, 의외로 내 대답은'고맙지만 괜찮아.'였다. 평소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는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서 이 말을 하고서는 나 자신도 놀랐다. 그리고 기차안에서.. 처음에는 정말 그들이 그리웠고 마음과는 다른 대답을 한 내 입이 원망스러웠으나, 점점, 냉정했던 내 머리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내 여행이니까..혼자니까.
"돌이킬 수 없기에 소중한 추억.... "by정하언니, 축복해줘서 고마워요!
#전형적인 시골...
용조우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를 가방에두고와서 사진을 하나도 못 찍은게 너무 아쉽다. 다행히 하룻밤 묵었던 곳에서 아침에 창밖 풍경을 찍은것. 뒷쪽엔 작은 길이 있는데 밤에만 차들이 지나다니는 듯 하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