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고공 둥지생활 中시인 화제>
(베이징 교도=연합뉴스) 중국인 예술가가 도시생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베이징의 한 광장에서 공중에 `둥지'를 틀고 조류인간 생활을 하고 있어 화제다.

시인이면서 화가이기도 한
산둥성 출신의 예푸(也夫)는 베이징 젠와이(建外) SOHO 광장에 세워진 둥지에서 15일을 지낸데 이어 앞으로도 15일을 더 머물 계획이라고 13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밝혔다.

10m 높이에 떠있는 그의 집은 나뭇가지와 철물로 짜여진 구형 둥지로 철관으로 만든 삼각 받침대가 지탱해주고 있다.

하루 2갑을 피워대던 골초에 음주벽까지 있던 예씨는 담배나 술, 고기를 한동안 끊어 건강을 회복하는 한편 사람들과 성가신 접촉에서 벗어나기 위해 둥지 생활을 결심했다.

그는 문자메시지 인터뷰에서 "이번달에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며 "사람들은 내가 외로운지 묻지만 사실 모든 이가 고독한 존재"라고 말했다.

`둥지'는 잠시 묵고 지나가는 덧없는 도시생활을 반영하고 있다는게 그의 주장.

예씨는 밧줄로 하루 세끼를 올려받고 있으며 필요한 다른 물품도 같은 방식으로 전달받고 있다.

4평방미터 넓이의 둥지안에는 침대로 쓰는 쿠션과 방수시트, 친구 사진, 책 13권, 노트 2권 뿐이다. 그는 노트에 온라인에 올릴 시들을 쓰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역 행정관청과 공안은 그의 둥지가 `불법 건축물'이라며 스스로 해체하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이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예씨는 한달 간의 둥지생활에서 체험한 감상들을 엮어 `둥지일기'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