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한달전쯤인가

숲속에서 페트라의 권유로 올챙이 네마리를 데려왔다

파스타도 주고 물고기밥도 줘 가면서 

매일 들여다보니

어느덧 뒷다리가 다 나오고, 두놈은 앞다리도 나왔다.

작은 발가락들도 나오고

나는 그 귀여운 모습에 점점 사랑에 빠져간것 같다.

 

이틀전에 어디 나갔다 집에와서 들여다봤는데

한마리 빼고 다 죽어버렸다.

 

내가 그 전날 물을 안 갈아줘서 그런가

햇볕이 너무 뜨거웠나

왜 왜 왜

안그래도 이젠 풀어줘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안해 아가 개구리들아

 

눈물이 계속 나고 

그동안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던 나의 감정도 푹 내려 앉았다

너무너무 미안하고 놀라서

분명 그날 아침엔 수영 잘 하면서 잘 있었는데

 

남은 한마리는 정원안에 빗물받이로 쓰는 욕조에 풀어주었다

 

언젠가 개구리 소리가 나면 Frog and the pirncess에서 반딧불들이 별을 보고 환호한것처럼 나도 밝아지겠지

 

하지만 과연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후 몇일간 너무 슬프고 미안하고 했는데

그래서 날마다 꽃을 꺾어서 그들이 있는곳에 놓아두곤 했다

 

오늘 정원에 물을 주러 그 욕조 근처로 갔을 때, 물위에 비친 나의 그림자를 보고 깜짝놀란 올챙이 한마리가 깊이 잠수하는걸 보았다

 

아 잘했어 아가야!

꼭 끝까지 잘 살아남아야 해!!!

 

 

 

독일말에 4월 마음대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활절 휴가에선 햇볕에 화상을 입을 정도였지만,

어젠 우박이 내리고 일기예보에 의하면 이번주말엔 눈도 올 수 있단다.

 

오늘은 그래서 그런지 찌뿌둥한 날씨에 학교가는길 자전거 위에서 욕쟁이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은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설도 있지만, 그래도 사계절이 발란스를 잘 맞추며 존재하는 한국의 날씨가 그립다, 생각하다가 임신한것도 아닌데 갑자기 여기가, 여기의 사람들이 미워졌다

 

무엇보다도 생각없이 동양은 우리보다 좀 구려, 이런 뉘앙스를 뱉어내는 인간들,(동양인들은 소화효소 분비 못해서 우유 못마신다며, 술도 못마신다며, 좀 똑똑해 보이는 미친듯이 애들 공부 시켜서 그런거라며, 등등등) 아 그런뜻은 아니었어!

앗 무슨 치즈썩은내가 나네,, 뭐 자연적으로 너네한테 나는 냄새인걸,, 괜찮아. 아, 그런뜻은 아니었어!!!!!

앗 생각을 그것밖에 못하니, 뭐 문명화된 역사가 짧은 너네로선 그정도 생각하는게 그럴수도 있지,, 너네 수저 포크 나이프 사용한지도 별로 안됐잖아.. 아, 그런뜻은 아니었어!!!!!!!!!!!!!!!!!!!!!!!!!!!!!!!!!!!!!!!!!!!!!!!

 

이러다가 갑자기 나에게 따뜻하게 잘 대해줬던 이곳 가족들, 낮선이들이 떠올라졌다.

기분이 암울해서 괜히 그동안 섭섭했던게 커져서 화풀이하는건가,

그러면 그룹 전체를 욕하는 나도 그들과 다를바 없는데.....

 

이렇게 독일은 나에게 그처럼 ambivalent 한 느낌을 주는 그런 존재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