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학교에서 친해진 태국 친구.꽁.
같이 천진에 놀러갔다 어머니께서 차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막 엉엉 울어서 꼭 안아줬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태국에서 본 꽁은
어머니를 잊은 슬픔이 서서히 가셔가는 듯, 다행이다.
이번에 어머니 제사같은 의식을 집에서 한다고 하길래
꽁네 집에 몇일 묵었다.

친척중 한분이 이번엔 과일이 너무 풍년이라 팔아도 제값을 못받아서
나무에 주렁주렁 열려있어도 따질 않는다며
매일 신선한 과일을 가져다 주었다.
그중에서 짬빠, 그러니까 jack fruit. 진짜 꿀맛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게 너무 너무 맛있어서
저녁먹기전에 배터지게 먹어댔다.
그렇게 단 과일만 먹다보니 왜 태국음식이 매운지 알것 같았다.
마치 우리나라에선 기름진 음식을 먹고 동치미 국물이나 김치를 먹는것처럼
달고 단 과일들의 그 단 맛에 지루해질 때 쯤 개운하게 확 뚫어준다고나 할까?

꽁의 집
주변에 검은 모래 해변도 있고(썬탠한다고 누워있다 바람에 분 모래땜에 몸 전체가 다 연탄색이 되어버렸다)
이발일을 하시는 아버지는 작은 구멍가게도 겸비하셔서
두리안 맛 아이스크림 등을 시도때도 없이 꺼내다 주시고
앞의 작은 탁자엔 아저씨 친구분들이 가끔 와서 담소를 나누시고
또 밤에는 미얀마에서 불법으로 건너온 일꾼들이 모여서 기타 두대로 합주하며 부르는 노랫소리.
조용한 밤 시골길을 오토바이타고 달리면 부는 바람, 반딧불 (힝 호이, 힝호이~)
그리고 두루두루 친척, 이웃집을 들를때마나 너무도 반겨주시던 사람들,
처음에 꽁이 우리집 가난해서 시설(?)이 별로 안좋다며 당부(?)를 할 때마다
뭐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겠지, 생각했다가
지붕에 뚫은 구멍으로 모은 빗물(태국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지방이라고 한다)을 담은 욕조로 샤워할 땐, 벽지도, 바닥도 모두 시멘트에 개미들과 함께 부엌을 공유했을 땐 조금 놀랍기도 했지만,
친절한 사람들의 미소, 열심히 일한 일꾼들의 노랫소리,
무엇보다도 날 가족처럼 너무 잘 대해준 꽁과 아버지, 귀여운 동생 준 덕분에
태국여행에서 가장 좋았던곳이다.
라농.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곳.

짬빠. 내가 먹어본 최고의 꿀맛과일. 나중에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는데 이때만큼 맛있지 않았다.

꽁 아버지는 이발을 하시고 바로 앞 테이블엔 동네분들이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꽁의 아버지, 젊었을 때 외모에 관심이 많은 멋쟁이셨다고 한다. 지금은 남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이발일을 하신다

이발소 옆에 작은 구멍가게도 하신다. 동네분들, 친척분들 앉아서 같이 한컷. 밤엔 앞 고무나무밭에서 일을 마친 미얀마 불법노동자들이 여기 앉아 술한잔씩하며 기타와 노래를 한다.

태국의 집 앞에는 작은 집들이 있다. 집을 보호해주는 신들이 사는 집이라고 한다. 보통 우리나라돈으로 10만원도 넘는 신의집을, 꽁의 아버진 직접 만드셨다. 이렇게~

뒷마당에서일하는 꽁

우물. 비가 적게오거나 하면 여기서 물을 끌어다 쓴다

어머니 제사 준비 도와드렸다, 먹물을 빼는작업이었는데 중간에 사진. 사진만찍어대고 도와준건 사실 별로 없어서 미안하네..

아까 그 우물에서 물을 끌어다 주었다.전통방식으론 태국에선 여자들이 조숙하게(?) 이런 천을 몸에 두르고 샤워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욕조 위로는 구멍뚫린 지붕. 빗물을 모아서 쓴다. 아, 이때 참 썬탠 잘됬었는데 ㅠㅠ

귀여운 꽁, 그리고 두리안 아이스크림

아저씨의 작업장과 각종 사진들

역시 이가족도 태국인! 국왕의 사진이 걸려있다

까만모래 해변. 이 때 바람불어서 온몸이 저 모래색이 됬었음, 나중에 비와서 다 씼어지긴 했지만..


날 태워주느라 고생한 꽁

친척중 한 아이, 굉장히 애교많고 장난꾸러기였다

어머니 제삿날, 스님이 오셔서 모인 가족들에게 (축복(?)의 의미로)물을 뿌려주고 계시다

의식이 끝나자 돌아가시는 스님들. 차에 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무나무 밭

이런식으로 비스듬하게 나무껍질을 잘라 고무를 채집한다. 비가오면 망치는데 이곳은 비가 많이 와서 그다지 좋은 수입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