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은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신호에서 현대 인류가 위대한 문화유산을 오염시키거나 훼손하고 있다며 '위기에 처한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했다. 잡지는 세계유적재단(The World Monument) 같은 보존단체와 전문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지키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음은 이 잡지가 선정한 사라져 가는 문화유적 일곱 곳.

▶이집트 룩소르=40년 전 아스완 하이댐이 건설된 뒤 염분이 포함된 물이 유입돼 건축물이 부식되고 고대 무덤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관광과 문화재 절도로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이라크 바빌론=BC 500년쯤에 지어진 신전이 있는 곳으로 이미 많은 유물이 소실되거나 오염됐다. 사담 후세인은 이곳에 자신의 거대한 초상화를 설치했는가 하면, 미군은 참호를 만들고 고대에 만들어진 도로를 파손했다.

▶인도네시아 산호 삼각해역=인도네시아 동부에서 파푸아뉴기니.필리핀.말레이시아 일부와 접한 아름다운 해양 유역. 3000여 종이 넘는 어종과 600여 종류의 산호가 마구잡이 낚시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페루 마추픽추=지질학적으로 약한 지반 위에 조성된 이곳은 연간 50만 명의 관광객 발길로 몸살을 앓는다. 페루 정부는 하루 관광객 수를 500명으로 제한하고 1년에 한 달은 문을 닫는다. 그러나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이 정도 조치로는 어림도 없다는 평가다.

▶몰디브=국토의 80%가 해발 1m에 불과하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어 언젠가는 나라 전체가 가라앉을지 모른다. 2004년 발생한 지진해일로 국가 기간시설이 붕괴됐고 산호섬도 훼손됐다.

▶이탈리아 베네치아=5~6세기에 시작된 이 '물의 도시'는 100년에 1cm 이상 가라앉고 있다. 산업화라는 미명 아래 땅에서 지하수를 펑펑 끌어다 쓰고 있다. 화물선과 여객선이 일으키는 물결도 이 도시의 수면을 끌어올렸다. 당장 베네치아 당국이 나서 손을 써야겠지만 그럴 예산도 없는 게 문제다.

▶중국 만리장성=6352km에 달하는 만리장성의 3분의 2가 무너졌다. 500년 된 석탑에 음료수 판매대를 설치하는 무분별한 상업주의도 유물을 훼손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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