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흘러흘러
손금도 보고
허니헛의 왠만한 음료수도 다 섭렵하고
그곳에 있는 론리 플레닛 및 오쇼관련 서적도 거의 다 보고
옆방의 이도도 떠나갔다.

그리고 잠깐 정말 차가웠던 아이슬랜드 커플 도 떠나고
우리의 이웃에 새로운 커플이 등장했다.

미국에서 요가 선생님을 하는 네덜란드인 여자와 부자 아버지를 두어(?) 인도를 여행하며 방랑하는 인도인 남자.
어딘가 통하는게 비슷해서였던지 우리는 친하게 지냈고
덕분에 무료로 요가 강습도 받고 그들이 찾아 헤멘 좋은 아슈람도 가게 되었다.
 
거의 대부분이 상업적인 이곳 아슈람들에 비해 덜 알려지고 돈도 따로 요구하지 않으며
수련도 많이 해서 예전 미국인가 영국 다큐 프로그램에 소개도 됬다던 한 할아버지께서 운영하는 아슈람.

그들이 이 아슈람에서 묵는다기에 그냥 구경삼아 몇일 따라갔는데
이곳에서의 2일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무엇보다 결혼
그리고 전등축제
프라나야마를 배운일
마지막으로 뎅기열 모기에 물린일!

이들이 네팔로 떠나고 우린 사실 이 아슈람에서 몇일 묵으면서 프라야나마를 더 배우기로 하고
그동안 있었던 코태지 정리를 하면서 리쉬케쉬 시내쪽의 갠지스 강쪽으로 놀러간적이 있다.
사실 유스케의 강사랑에 그가 강에서 목욕을 하는동안 난 돌아다니며 애들이랑 놀거나 예쁜 돌을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서 있는 바로 앞 큰 돌 위로 한 할머니가 올라 서더니
나를 보며 뭐라고 뭐라고 하셨다.
난 조금 무서워져서 자리를 피했는데 그 할머니 계속 내가 서 있던 곳을 바라보며 중얼대신다.
괜히 일을 연결시키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날밤, 코태지로 돌아와서 우리둘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고열이 몇일 계속 될 때는 잘 몰랐는데
3일 뒤 손부터 시작해서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온몸이 부으면서 너무 간지러워 잠도 잘 못자는데
아율베딕 의원에 가서 간(=피, 아율베딕 원리와 중의 원리는 비슷한점이 참 많다. 맥 짚는것도 그렇고)보충을 하는 약을 지어왔지만 결국은 하루라도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 정부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갔다. 그런데 하필 휴가철이라 아픈몸을 질질끌고 피검사받으러 한참 돌아다니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해서 지칠대로 지치고 짜증나고... 그런데 신기한건 내 몸이 계속 버텨줬다는거다. 하지만 처방받은 약은 엄청 독한 항생제 및 출처를 알수 없는 알록달록한 무지막지한 양의 알약들. 하루종일 아픈몸을 질질끌고 가서 얻은 알약들은 나는 그냥 고스란히 쓰레기통으로 옮겨놓았다. 

집으로 돌아오나 걱정하던 코태지 주인은 우선 기운을 차려야 한다며 코리엔더를 넣은 케챠리(죽)을 만들어 주었다. 그게 도움이 되었는지 점점 기운을 차리고 나중엔 우리가 자주갔던 슈퍼 주인이 소개시켜준의사를 찾아 갔다.
역시나 소문대로 그는 진찰을 하더니 지금 낫고 있다며 다른 의원에서 처방해준 화학 약품들은 절대로 먹지 말고 비타민제(인삼 성분이 든)복용을 권해 주었다.

좋은 의사란
어떻게 보면 간단한건데.
어떻게 보면 또 어렵다.

환자를 돈벌이 목적으로 보지 않는, 그들에게 그들의 증상을 납득이 가도록 설명하고  납득이 간 처방을 내려주는 좋은의사는 참 어딜가나 찾기 어려운것 같다.

아무튼 속시원하게 내 증상을 풀어헤쳐준 그 명의에게 감사를 표하고 돌아와
몇일 쉬고 회복하게 되었다.

몇일뒤 이도가 돌아왔다.
그가 갔던곳은 맥클라우드 간지.
티벳 난민들이 모여사는 , 달라이라마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너무나 좋았다며 꼭 가봐야 한다는 이도의 설득이 먹힌건지,
우리는 슬슬 떠날 준비를 했다.

신기한건 마지막 인사를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전의 그 템플의 사제가 있는데
우리가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우리를 바라보며. 이제 떠나면 좋은일을 가지고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네.. 라고 그랬는데 진짜 그게 마지막이었다는거다. 그땐 몰랐는데... 이거 내가 너무 인도를 미화시켜서 생각하는건가?
물론 여행자가 여행지를 낭만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건 사실이지만
꽤나 오랫동안 묵으며 여행이라기보단 잠시 살았던 이곳에서
나쁜일도 겪었지만 사람들이 인도하면 떠올리는 신비한 일들도 많이 겪었다.
그 할머니가 뭐라고 한걸까?
그리고 강가에서 본 한 할아버지의 눈빛,
우울한 마음으로 집을나와 방황하는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던 두 거지 아저씨의 푸자

정신적인 그 무언가는 존재한다는걸 느꼈다





 

우리가 찾아가서 많은걸 얻었던(뎅기열포함) 산속의 아슈람


빛의 축제.밤까지 상점들이 전등을 밝힌다

양초 만들기

 

아슈람안에서 작은 푸자

신성한불. 불에게 먹을것(태울수 있는것)을 주면서 만트라를 외운다 옴 불부 바스바~

가게를 꾸미고 있는 상인들

언제한번 각나라 고유의 귀신에 대해 얘기했는데 일본엔 갓빠라는게 있다고 한다. 열심히 그리면서 설명하는 유스케


등불축제날. 모든 상점은 장식을 하고 등을 켜 놓는다. 골묵 구석구석까지 촛불도

 

 

 

뎅기열.

락슈만줄라의 다리

손이 빨개지면서 부어오르기 시작. 나중엔 간지러워서 잠을 못잘정도

석양

안녕 리쉬케쉬

마지막으로 리쉬케쉬의 명물인 쵸티왈라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