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간의 피부색 차이, 신비 풀렸다
[노컷뉴스 2005-12-18 15:54:15]
美사이언스, SLC24A5 유전자 염기분포 순서 달라… 또다른 요인도 있을것
흑인이 동양인에 비해 백인들의 피부와 머리색이 옅은 이유는 유전자배치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8일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케이스 쳉박사는 “인종에 따라 피부색이나 눈빛, 머리카락색깔이 차이가 나는 것은 SLC24A5라는 유전자의 염기분포의 순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애초 암세포와 같이 신체의 다른 세포와는 달리 성장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기형세포의 근원을 알기 위해 아프리카산 줄무늬물고기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어 ‘얼룩말고기’로도 알려진 이 물고기 가운데 일부는 줄무늬가 검은 색이 아닌 황금색을 띄는 경우가 있어 따로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이 고기들은 다른 고기들에 비해 색소를 함유한 멜라닌세포가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런 원인이 무엇인지 유전자분석에 들어갔다. 결국, 연구진은 멜라닌세포군의 조직을 촘촘하게 만드는 SLC24A5유전자의 알파벳순의 배치도가 다른 경우 색이 옅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모든 척추동물에게 있다는 사실에 착안, 인간에게도 같은 원리를 적용시켜 유전자분석에 들어갔다. 연구진은 먼저 미국흑인과 카리브해 연안국가 출신 흑인의 유전자와 백인들의 유전자를 분석했고 유전자배치에서 백인들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배치순서가 바뀐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유전인자를 결정짓는데는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한다”며 “이제까지는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피부탈색이 알비노 같은 돌연변이에만 있다고 여겼지만 이제 이 가설은 무너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쳉은 “인간의 게놈이 물고기보다는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SLC24A5로 인해 백인들의 피부색이 하얗게 됐다는 주장 역시 약 25~38%까지만 적용이 가능할 뿐 다른 요인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간피부색을 결정하는 SLC24A5유전자를 형성하는 단세포만도 100가지가 넘어 백인들의 피부가 하얀 원인이 단지 유전자순서만이 뒤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파리=노컷뉴스 이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