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에서 열심히 구경을 하고 내려오면서 언덕길 중간에 결혼식을 막 끝내고 온 듯한 차 여러대가 한 곳으로 계속 들어가는 게 눈에 들어왔다.무슨 결혼식장인가? 문에서 보니 '홍콩 공원'이라는 곳이란다. 시간도 좀 남았고, 어짜피 뭐 내맘대로 여행이라 그냥 한번 둘러보러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은 지금도 '홍콩여행' 하면 가장 먼저 기억나는 부분이 돼 버렸다. 이 때 쓴 일기에도 장장 3쪽이나 할애해서(나에겐 정말 긴 장수임--;;) 주저리주저리 이곳에 대해서 씌여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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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파크는.. 정말로 감동이었다.하하. 도시속의 밀림, 입구쪽에서 보았을 때에는 남산 비슷한것이 그냥 길 옆에 있길래 그냥 한번 둘러보고만 와야지~했는데,
우선 105개 계단이 있는 작은 탑에 올라갔다. 힘들 줄 알았는데 숨이 좀 찼을 뿐,쉬지않고 올라갈 수 있었다.^^V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몇몇 사람들이 올라가서 쉬고 있었다.노부부 한쌍, 그리고 날 이상하게 쳐다보는 쉬는 아저씨.(헉헉댔으니--) 사진을 찍고 싶어서 눈치를 봤는데 노부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내키진 않았지만 그 아저씨한테 찍어달라고 했다. 역시.. 홍콩사람들은 친절했다.포즈도 잡아주시고.ㅎㅎㅎ
위에서 볼 때 우선 눈에 띄었던, 태극 무늬의, 분재들이 모여있는 작은 연못으로 가 보았다.연못이라고 하기엔 좀 작고 약간 분수틱하게 생겼었지만.. 우리나라나 중국 같았으면 거품나는 약간 누르스름하고 초록색인 물이 흐르는게 정석이었지만 여기 물은.. 맑았다! 검은 대리석 바닥이 보일 정도로. 이런것에 대해서 놀라는 내가 이상한 건가? 어쨌던 잘 구경하고, 길을 따라가다가 정말 믿을 수 없는 곳이 나왔다. 정말 커다란 새장 몇개를 모아놓고, 그 새장과 새장사이를 걸으면서 그 안에 있는 새를 볼 수 있는 곳. 나중에 본 E.Y.A 란 곳에서 보다 자세히 보라고 몇몇 큰 새들을 넣어 둔 것 같았다. 입구도 너무 멋있었고(사진을 찍을 생각을 왜 안했지??)
다음 간 곳은 바로 앞에 위치한 Edward Youde Aviary. 밀림속을 걸어다니면서 그 안에서 알아다니는 새들을 볼 수 있게 해 놓은 곳이다.물론 조류독감 등등의 이유로 새들을 만지거나 분비물이 묻지않게 조심, 그리고 무엇보다 새들을 놀라게 하지 않도록 조용히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 조용한 가운데도 중간중간에 안내원들이 조용히 조용히 설명도 해주고 새가 있는곳을 가르켜주기도 했다.
물론 이런식으로 새 관찰을 하게 만들어 놓ㅇ르 생각을 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나가 가장 부러웠던 것은 그 작은 공간 안에 있던 밀림 이었다. 알고 보니 원래 있었던 자연을 그대로 이렇게 보존했다고 한다. 원래 건물 투성이인줄 알았던 홍콩의 본 모습이 이렇게 아름다웠다니. 야경도 멋지지만 열대밀림의 매력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밀림지역에 가 보고 싶었다. 학교 다닐 때 생물과목도 계속 생각났고...
자연은 아름답다! 진정한, 인간이 해야 할, 자연과 인공의 조화,아름다운.
홍콩에서 나중에 내 인생의 일부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어떻게 보면 관광위주의,겉만의 아름다움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무작정 좋다. 이런 자연과 인공의, 동양의 고전적 아름다움과 서양의 현대적 느낌이 좋다.친절하고 동글동글한 홍콩사람들이 좋다....
... E.Y.A.를 나와서 돌아다니다 정말 예쁜 연꽃들이 모여있는 연못을 발견했다. 조금 있다 연꽃 축제를 한다고 준비 중이라고 한다. 예쁜 연꽃들을 구경하고 나서 보니 '차 박물관'이라는 하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워낙 전에 힘을 많이 빼 놓아서 다리가 아팠지만 여러가지 예쁜 다기들, 다기의 제조과정,정말 오래전의 다기들과 81년 즈음에 제조된 현대식 다기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기제조기술을 자신만의 무언가로 삼고,또 그것을 인정해 주는 중국인들, 또 그들의 창의성...아. 중국이 큰 나라였구나.
그렇게 홍콩공원에서 뽕을 빼고(-_-;) 돌아오니 벌써 어둑어둑..아까 다리 밑에서 노래부르던 필리핀 사람들도 이제 어딘가 사라졌고, 기쁘게,숙소로 들어왔다. 엘레베이터에서 아까 아침에 웃음을 주고받았던 할머니가 문을 열어 주셨다. 허...여기 주인이었구나.. 역시 사람들은, 눈이 마주치면 웃음을 주고 받아야 한다~
어쨌던 이래저래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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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15분. 막 템플 스트리트를 다녀와서..
원래lady's street를 갈라고 했는데 옷집등등밖에 없었으므로 그 옆의 템플스트리트를 갔다.
우리나라 밤시장같은~좌판들이 길 양쪽으로 쫙~들어서있는.
팔찌가 맘에 들어서 잡았다 놓았다.$150? 으엑~ 비싸네.옆가게로.. $40짜리 $35으로 샀다! 하지만 역시 여긴 깎기가 어려웠다. 옆 옆옆 가게에선 똑같은걸 $10에 팔고 있었으니.. 다음에 이런곳 올 때는 꼭 많이 둘러보고 와야지. 으악~~~ 상해에서 산 옛 동전들, 여기서 쫘악 다 팔고 있었다. 다 섞어놔서 가짜티가 확! 나긴 했지만..더 싼 가격에. 그래도 내 머릿속에서는 내가 산게 가장 좋아 보인다^^
『 골동품, 성인용품부터 악세사리, 자동차 모형 등등등... 말 그대로 없는 게 없었다.ㅡ템플 스트리트.』
중간에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주스를 사 먹었다. 맛있어서 이름이 뭔지 포장을 보니까,영어로 우선 Mr.Juicy.뒷면을 보니 중국어로는 果汁先生이다. 과즙선생.. 중국어로 번역한게, 맞긴 맞는데 우리말로 또다시 번역하면 왜 이렇게 웃긴지..ㅎㅎ
과즙선생을 다 마시고도 배가 고파서 주변에 있는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Can I have that #5, please~."
".....0_o"
홍콩의 10대 후반에서 20대초반,나와 비슷한 나이의 아르비이트생이 뭐라고 웅얼대더니 옆에 있던 직원을 부른다. 이내 옆 사람이 주문을 받으면서 아까 그 학생한테 짜증을 낸다."'five'라잖어!"
저번에 필립아저씨가 해 준 얘기가 생각난다. 요즘애들 노느라 공부 안한다고.홍콩이 공식언어가2개라서 태어날 때부터 다들 영어랑 광동어 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그 전에 부럽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홍콩... 아직 어린 커가는 아이들과 관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환경...? 정말 이상한 비유기는 하지만,경제적 여건 때문에,혹은 그래 왔기 때문에,술집에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도, 지금 내가 감동하는것을 이룩하고 보존 해 온 세대들만큼 홍콩을 잘 보존했으면~~
돌아오는 길에 본, 유흥주점(?) 앞의 아직은 어려보이는 많은 아이들, 자기 덩치보다 훨씬 큰 할리데이빗슨 위에서 뛰어대던 작은 체구의 갸냘픈 여자아이.
물론 내가 본 애들이 홍콩 애들인지,관광잭인지, 무슨 사정이 있는지도 , 아니면 아이들인지도 잘 모르는 입장이지만, 저번에 필립 아저씨가 한 말과 자꾸 겹쳐 보인다.
뭐..ㅋㅋ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 Edward Youde Aviary.앗, 머리숱 없는거 다 나왔다. 옷도 빨래 못해서~ㅋㅋ
통로 양쪽으로 있는 밀림. 정말 좋다.


# 연꽃축제 준비중~ 나중에 꽃이 만발하면 정말 예쁠꺼 같다^^

#다기 박물관. 이 때 필름이 36번째라서 안 나올 줄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나오더군..ㅎㅎ

#여러 모양의 다기들. 현대보다 창의적인 면에서 덜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들은 위대했다-_-, 옛 것에 관심이 너무도 없었던 나름 반성

#템플 스트리트~ 우리나라 동대문, 밤시장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