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날 아침...
이어나서 TV를 켜 놓고 늦장을 부리다가 9시가 다 돼서야 요시노야(패스트푸드같은 덮밥 음식점)에 갔다.vermicilli.생각보다 맛있는~
요시노야. 북경 있을때도 가끔 나가서 먹었는데 홍콩에서는 완전히 나의 식당처럼 되어 버렸다.
여기 화장실에서 만났던 인도 여자,약간 비렸던 알밥, 국인줄 알면서 아무생각없이 싸이드로 또 국을 시켰던, 언제나 처음에는 광동어로 주문을 받았던 직원들...나중에 돌아가면 여기서 밥 먹을때 동안 들렸던 음악들, 특유의 냄새들과 애어컨때문에 추웠던것들 다 그리워질라나?ㅎㅎ
두가지 절을 갔다 왔다.처음 절은, 주변에 중학교 있었던. 바로 옆에서 입구가 어딘지 몰라서 돌아다니다가 금지구역으로 가서 경비한테 광동어로 뭐라고 크게 한소리 들었던 곳.다이아몬드 힐에 위치한Chi Lin Nunnery.우리나라말로 하자면 '치린 중들이 있는곳(?)' 엄청 덥다. 앗! 썬크림 또 안발랐네. 그래, 흑인feel로 까맣게 그냥 다 태워버리자~ㅋㅋ
정말 예뻤던 보라색 연꽃.'만발'보다 한 연못에 한두개씩, 정말 청초하다. 그리고 사진 못찍어서 정말 아쉬웠던 크고 화려한 불상들. 우리나라 불상등도 내가 외국인 입장에서 와서 보면 이렇게 매력적일까? 여러개의 원을 쌓아놓은 듯한 기둥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꽃 근처에서 만났던 정말 친절했던 홍콩 할머니(--;;)좋은 위치도 알려주면서 사진 찍어주겠다고 하신다. 처음엔 광동어로, 다음엔 만다린으로, 마지막에는 영어로 설명을 해 주셨던. 아... 홍콩에서는 3개 국어를 해야 하는구나.
조용하고 매력적이었던, 아름다운 절이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식식유엔 웡타이신 절.'(이름이 아주 마음에 듬)
지하철로 가던 도중 '도대체 불친절한 홍콩 사람들이 있을까?'생각했었는데 내리자마자 만났다.
장사꾼 할머니. 못알아 듣는다는 나의 말은 무시한 채 뭔가 열심히 설명하면서 나에세 향등을 건네주었다. 돈 없다고 하고 계속 해도 막무가내다. 오죽 했으면'이거 공짠가보다. 그냥 가지고 가란 말인가?'해서 그냥 갈라고 하니까 막 뛰어와서 잡는다.'찐콜롱!찐콜롱!'하면서. 그냥 무안주고 싶어서 그렇게 계속 서 있었다. 한 10분 지났나? 이번엔 '텐 달라,텐달라!'이런다. 내가 고개를 저으면서 내 줘도 막무가내. 또 그렇게 계속 서 있으니깐 나중에는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내 손에 억지로 위어 준 향을 확 빼간다.흠.. 역시 사람 사는데는 다 똑같다.
전에 갔던 절 보다는 화려한 색들. 무엇보다도 바글대는 사람들과 그들이 피워대는 향 연기들, 그 옆에서 뭔가를 계속 흔들어대는 사람들로 북적북적..옛날에 부처님오신날에 가 본 절이 생각났다. 그야말로 북적북적 시끌시끌.
'타오이즘'이 뭘까?->도교래.
화려한 색에는 세월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전의 절의 단아함,고요함과 대조돼는 '중국식'이라서 그런지, 별로 그다지 마음에 끌리지는 않았다.
더 들어가 보니 있는 거북이 연못. 큰 연못에 거북이들만 가득 들어있다.한참을 구경하니 옛날에 내가 기르던 금붕어 꼬리를 잘라먹어서 엄청 구박을 했던 키우던 거북이 생각이 났다.그 녀석들, 변기 너머에서 아직도 잘 살고 있겠지?
절. 더 아름다울 수 있었는데 주변에 보이는 아파트 건물들 때문에 좀 아쉬웠다.'건물이 경관을 해친다'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기차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숙소로 돌아와 보니 주인할머니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인사를 하고 헤어지고는 기차역으로... 비가 올 것 같아서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우산을 사러 갔다가 그냥 나왔는데
점원이 인사를 해 준다.
"빠이빠이!" 세븐 일레븐 아줌마의 목소리로, 귀여운 켄터니즈 액센트로, 홍콩은 나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ㅠ_ㅠ
아쉽다. 처음에 상해에서, 그냥 돌아갈까? 돈만 많이 쓸 거 같은데...
그렇게 오기 싫었던 홍콩에, 마음의 일부분을 놓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피크 타러 가는 중간에 여기저기서 들리는 따갈록,(필리핀 말), 스님들이 입는것 같은, 긴 천을 몸에 두른,건너편 구걸하는 사람한테 돈을 주기 위해서 길을 건너고, 주고 나서 묵묵히 뒷모습을 보이는 아프리카와 중동 중간 지역의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 예쁜 인도 사람들, 명품쇼핑 일본/한국 사람들...
#치린 절. 이날 둘러본 두곳은 다 지도에 나와 있는 곳이다. 사전에 여행준비가 충분치 않아서 걱정했었는데 지도만 잘 보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이날 너무 더워서 땀 범벅.

#아름답다. 정말로 아름답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던 치린 절.
조용하고 소박하지만 안의 불상들만큼은 화려했다.
#식식..절. 저기 보이는 애 업고 있는 엄마가 거의 자동적으로 계속 절을 하셨는데 아기가 무슨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 몸과함께 끄덕 끄덕.
가운데 보이는 할머니는 뭔가 계속 흔들어서 뽑고 있었다 이날 가자 ㅇ열심히 흔드셨던 분
#타오이즘? 중국의 3대 주 종교란다,그리고여기 이 식식유엔웡타이신절이 홍콩의 유명한 타오이즘 절이라고..밖에 원래 점쟁이들도 많다는데 난 못봤다~
#향 연기들
앞에도, 뒤에도 , 옆에도, 다들 향을 피워대서 정말 자욱했었던...
처음엔 좀 뻘쭘했는데 의외로 이런 모습들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도 많아서 그다지 신경은 안 씀.

#식식.. 절 앞에서 저 쪽으로 쭉 들어가면 거북이 연못 이 나온다. 안쪽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좋았던..

# 빠이빠이 홍콩~!
홍콩... 언제 다시 오려나?
기차역입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