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12시40분. 공항까지 가는 시간을 너무 짧게 계산했다.점심에 디져트까지먹고 버스를탔으니..
13시. 표 산곳에 문의하라고 해서 북경에 전화했다가 북경에서는여기서 해결하라고 한다. 알고보니 표 파는곳 옆에 작은 카운터에서 해
결할 수 있었다. "여기 주변에 묵을곳 있어요?" 하니까 저기뒤에 호텔이 있긴한데 그냥 공항에서 묵어도 된다고 한다. 왠진 모르겠
는데 갑자기 웃음이 나와서 하하하 하고 큰소리로 웃어버렸다.당황한 그녀들의 눈빛을 뒤로하고 나오며 24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했다
~16시. 적은짐을 트롤리(?)에 얹고 공항을 구석구석 다 돌아다녔다.1터미널과2터미널. 각각 양 끝쪽에 화장실,엘레베이터가 있고
윗층에 레스토랑, 구석구석에 상점이 있다. 1터미널은 사람들이 많았고 윗층에 레스토랑들도 2군데정도밖에 없고 맛없고
비싼 중국 음식점.
2터미널에는 1터미널에비해서 사람들이 적었고 상점도 많았다.5,6층에. 맨 윗층엔 여러가지 레스토랑. 맛있어보이는곳이 몇군데
있었는데 결국 베트남식당 선택. 공항 관계자들은 많이 할인도 해준다. 원래 생소고기 쌀국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이상해보이는
야자열매속 해산물 볶음밥과 소금된라임 꿀물을 먹었다.계산받는 아저씨의 친절하지만 어딘가 이상했던 태도. 우르르 몰려든 공
항 관계자들. 밥 다먹고 2터미널을 돌아다녔다.망고에서 귀여운 비옷을 봤는데 고환율시대에 이번에 돈을 너무 많이사서 그냥
구경만 했다.
19시. 2터미널 의자에 앉아서 책좀 보다가 아무래도 구석자리가 편할꺼 같아서 1터미널로 돌아오다. 중간에 위치한 돈내는 휴식라운지
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니 카운터의 인도여자가 아주 많이 무시하는 태도로 가격을 말해준다. 5시간에 900달러... 그냥 그가격엔
밖에 호텔에 가는게 나을것 같다니까 'sure'이란다. 그리고 그 커다란 눈으로 쳐다본다. 아... 나가라고.... 나중에 돈 많이 벌어도
이 라운지는 절대로 가지 말아야지! 흥!
21시반.결국 1공항 맨 구석에 자리를 잡고 (옆에 이상한 커다란 기계가 있어서 가려지고 사람들도 별로 많이 없다!)
장애인화장실에서 세면. 장애인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공공 화장실보다 이렇게나 사적인 공간에서 세면과 양치를 하
는것이 더 좋았다. 다만 들어가고 나오기 전에 눈치를 봐야한다는 것
자리로 돌아와 앉아서 가기전에 가져갔던 책을 보기 시작한다
22시. 뒤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가심. 곧이어 저 옆에 프랑스 노인분들도 가버림
22시반.뒤에 앉아있는 아줌마 목소리. 계속 말했으면 좋겠다. 굉장히 끝을 길게 끄는 가녀린 목소리. 대머리아저씨. 그리고 아이는
플레이 스테이션을 아주 열심히 하고있다. 재미있는 한가족. 나중엔 두 부부가 서로 따로 흠흠흠~ 하면서 각자 다른
노래를 불러댄다. 다만 왼쪽에 앉아있는 남자가 좀 불안하다. 아주많이 의식하는 느낌
22시35분. 왼쪽 불안한 사람과 나 사이에 아줌마가 앉았다
23시5분전.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왜 하필 지금이냐고!
23시. 왼쪽 아줌마 바나나 먹기 시작. 냄새가 먹고싶다. 사람들 적어지면 식당가서 밥먹어야지
23시15분. 잠이 오기 시작한다. 옆 아줌마와 옆 남자는 가족인것같다.옆 아줌만 이탈리아인인가? 여기서 잠들면 위험한가?
에 대해서 생각하다. 아마도 혹은 인도네시아 사람인데. 아니면 둘이 다른 종류의 사람인가?
23시50분. 큰일났다. 청소부 아줌마가 와서 뭐라뭐라고 한다. 벤치 청소하려고 비키라고 하는거 같은데 그럼 어딜가지?
저쪽 반대편에 앉아있을까? 그런데 왜 아줌마는 나한테 뭐라고 하고 다신 들어가서 안나오는걸까?
24시. 이상한 기계 등장. 여길 저런 기계로 청소하는구나~! 라고 감탄할때가 아니야! 아줌마가 오질 않는다. 비키라는거야, 말라
는거야?
24시초. 아줌마 등장. 내 벤치 청소가 끝나면 다시 앉아야지. 공항 한바퀴 돌면 되겠지? 트롤리(?)를 끌고 돌아다니다.
앗, 어떤 여자가 날 계속 보다가 피식 웃고 지나갔는데 잘 생각해보니 카운터의 그 안경녀!
벌써 두바퀴쨰. 비행기 시간표 보니까 2시이후로는 없고 다음 비행긴 아침 7시던데 그동안 공항문은 닫으려나?
저쪽 벤치쪽은 사람들아 아얘 다들 누워있다. 외국인들(많이 티나는!)은 그냥 내버려 두던데 난?!
24시15분. 돌다가 카페에서 요구르트와 민스드파이. 따뜻하게. 보석잡지를 보고 시간을 좀 떄우다가 내 자리쪽을 보니까 청소부 아줌마
날 알아보고 손가락으로 내자리쪽을 가르키며 뭐라고 한다.앉아도 되는걸까? 줄로 막아져 있는데...?
우선 화장실가서 양치한번 더했다. 아줌마를 만나서'괜찮아?' 하니까 다정하게'응 괜찮아." 한다.그냥 가서 앉아야지~
- 악! 내 자리에 노트북을 보고있는 마피아스타일 아저씨가 앉아있다.
- 마피아는 떠날 생각도 않고.
무서워. 주변에 아무 여자라도 앉아줬음 좋겠다.
- 하하, 내 옆쪽에 아주머니께서 정착하셨다.마음이 한결 편안해져 벤치2칸에 눕는 자세로 누웠다. 우리는 동지
- 슬슬 졸음이 몰려온다. 깜빡 잠들었다 이상한 소리에 눈을 뜨니 이상한 미니포크레인같은기게들이 나와서 윗쪽까지 청소한다.
매일 한다면 정말 잘 관리하는거겠는데...
- 하필 유일하게 가지고있는 이불이 조해나가 캐세이패시픽에서 훔쳐온 파란이불이라 못 덮겠다. 주변이 거의다 캐세이 패시픽
카운터(?)라. 코트를 덮었는더 좀 시간이 흐르자 너무너무 추워서 그냥 이불을 덮으려고 일어났다. 았싸, 6시!
6시. 왠지 일어나자마자 마피아쪽부터 체크했는데 가고 없었다. 벌써 몇몇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서서 체크인(?)하고 있었고 아줌마는
일어나셔서 가방 정리를 하고 계신다.
일어나 앉아서 아줌마를 다시 봤는데 머리에 파마하는 (구뤂푸?) 롤 같은걸 여러개 붙이고 계신다. 계속 그러고 돌아다니신다.
서... 설마 정신이상 그러신분은 아니시겠지? ( 이 시점에서 남들이 볼떄도 나도 미친것처럼 보일까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6시반. 경찰들이 왔다갔다한다.아줌마는 엄청높은 검은 스틸레토로 갈아신으시더니 어딜 가버리신다.(아직도 머리에 붙이시고)
6시45분. 이제 슬슬 장애인 화장실이나 가볼까?
7시 10분전. 화장실에서 동료였던 아주머니를 봤다. 어느새 구두는 금색 스틸레토로 갈아신으시고 스타킹도 신으셨다. 머리는 잘 정돈.
내자리(!)로 돌아오니 뒤에 귀여운 할머니 둘과 할아버지 한분이 앉아 계신다. 귀여운 광동말~ 가운데 앉으신 할머니께서
성격이 강하시고 맨 왼쪽에 앉아계씨던 할아버지는 왠지모르게 수그리시는 타입인거 같다.
뭐좀 먹을까?
7시반. 요쿠르트팔던카페에가서 오늘의 브루(?) 그리고 초콜렛 크로와상을 사서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에가서 앉았다.일출을 보면서
아침을 먹었다. 아... 내가 있었던곳이 서쪽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동쪽이었구나. 배터리떄문에 아껴두었던 엠피쓰리를 꺼
내 들었다. 좀 된장녀 스럽지만 내 생애 베스트10 아침을 먹은것같다.
8시. 거의 식은 커피를 들고 내자리로 왔다. TV에선 오바마가 어쩌고 떠들어대고 뒤에 앉아있던 흑인이 벤치쪽으로 오더니 누워서
잔다.
8시10분. 뒷쪽에 한국인 한가족이 앉았다. 애가 참 버르장머리가 없다. 막 뛰어다니고 소리지른다. 할머니는 그래도 예쁘다는듯이
막 받아주신다.참 나...방금 베스트 아침을 먹었으므로 기분이 좋은걸 유지하기위해 신경을 끄고 트롤리를 밀면서 아침운동을
시작한다.(걷기)
8시20~30분.제 2터미널까지 왔다. 예상외로 상점들은 다 닫은상태. 동생 귀걸이나 사주려고 했는데( 행사하는 300달러 채워서 사은품
받으려고 했는데!) 엘레베이터에서 한 동남아 여인이 길을 물어본다. 난 이제 이곳 지리를 꿰차고 있으므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1터미널로 돌아오는 옆길에서 짐보관 락커를 발견하고 앞에서서 설명을 읽고 있는데 누가 나와서 황급히 나갔다
미안해. 라고 했는데 과연 그 상황에 내가 뭐라고 말을 했어야 할까...
9시. 이제 슬슬 들어가 볼까? 카운터로 가니 꽤 많은 사람들이 줄서있다. 앞쪽 벤치에 앉아서 다리가 엄청나게 긴 모녀를 보았다.
참 기린같다.
9시반. 드디어 체크인!카운터의 여직원 영어를 못알아 듣겠다. 아... 어쩄던 맨 뒷줄로 달라고 했다. 마음놓고 의자를 뒤로 할 수 있
게. 들어가는길에 여기있는 직원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꼭 참고 들어갔다. 기내로 들어가는 작은 가방에
치약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비닐가방안에 있어서 그런지 그냥 지나갔다. 다만 심사 하는 여자가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이름을
물어본다. 왜? 나만?
9시40분. 이제 안전권에 들어왔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둘러본다. 역시 윗층은 레스토랑. 아랫층은 상점의 형태. 다만 지하쪽으로 내려
가면 다른 게이트로 갈수 있는 기차같은게 있다.(2분마다 한대씩 온다고 한다)
10시반. 윗층에가서 왔다갔다 거리다 아지센라면을 먹기로 했다. 솔찍히 옆에 있는 감자고로케와 마요네즈가 먹고 싶었다. 돈을 내면
번호를 주고 번호에 해당하는 음식이 나오면 직접 가져가는 시스템. 북경에 없는 파파이스를 먹을까 고민하다 든든하게 라면
으로 낙찰.
11시. 내 비행기가 1시 20분에서 1시 40분으로 시간이 변경되었다. 게이트는 아직도 어딘지 정해지지 않았다. 그냥 돌아다녀야지.
화장품 면세점에 샘플을 써볼수 있어서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고 비오템 수분 어쩌고를 발랐다. 촉촉한듯하나 때 밀듯이
하면 밀려나온다.(내 얼굴 각질때문인가...) 샘플중에 듣보잡브랜드에 있는 입술 보호제 같은게 좋은것 같아서 사기로 하고
atm에 갔다. 돈이 없단다. 옆에 서있던 아줌마가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도와줬는데 그아줌마도 안나오는것 같아서 그냥 다른
atm에 가서 넉넉히 400달러를 뽑았다. 돈을들고 화장품 파는곳을 가니 아무래도 가격대비 별로인것 같아서 그냥 동생 림밤이나
사주기로 하고 밖에 있는 키엘매장에 갔다.
12시. 결국 49번 게이트로 결정되서 밑층의 기차를 타고 그쪽으로 갔다. 가는길에 로에베 매장이 있어서 한번 만져나보자 하고 들어
갔는데 가방이 우르르 무너져서 미안했다. 그래도 내가 짭으로 가지게 된 가방 진짜 버젼을 한번 슬쩍 들어봤는데 얼추 비슷한
것 같다. 몇백만원씩이나주고 사기엔 좀 많이 아까운것 같음.
12시 20분. 큰일났다. 아까 분명히 게이트가 49번이라고 했는데 또 다시 보니까 안 써져 있다. 만약에 기차타고 다시 저쪽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면 늦을수도 있겠는데...
12시40분. 야호~ 1시간이 남았다. 그냥 49번 근처에 앉았다. 앞에 인도사람들 3명이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뭐라뭐라 한다. 난 상관 안해!
저쪽 벤치들에는 한국사람들이 많은걸로 봐서 이 근처에 한국행 비행기가 오나보다.이젠 전혀 쑥스럽지 않게 2칸짜리 벤치에
자연스레 누울 수 있다.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13시. 게이트 번호 떴다! 다행이도 근처, 옆 게이트에 이스라엘쪽으로 가는 비행기가 왔는데 아까 그 3명의 인도 사람들 일제히
비행기를 따라 고개를 움직인다. 그리고 뭐라고 뭐라고 설명. 아~ 남자들은 역시 좀 귀여워~
설마 이 공항에 저 위쪽침대를 썼던 그 이스라엘사람이 있을까 생각해보다.
13시 20분 화장실 갔다가 나오니 비행기 탑승한다. 아! 드디어~! 줄을 섰는데 앞쪽에 있던 북경쪽 남자가 자기 가족을 우르르 데려온다.
뭐 어떄, 난 집으로 돌아가는데....
13시50분.젠장! 이 XX!분명히 맨 뒤로 달라고 했는데 뒤에서 3번째다. 옆엔 홍콩 부부가 앉았다. 내 여권을 슬쩍 보더니 엄청 잘해준다.
아주머니는 전혀 부통화를 못하시고 아저씨는 자랑스럽게 하신다.스튜디어스들은 왠지 다들 부통화를써대서 아주머니께서
좀 위축되신 느낌이다. 그러지 마요! 내 귀엔 광동화가 더욱더 많이 귀엽게 들리니까!!!뒤에 사람이 없으면 뒷좌석으로 옮기려
고 했는데 사람은 없었지만 아주머니에게 왠지 미안했고 저쪽편에 왠지 홍콩 조폭같이 생긴사람(두꺼운 금목걸이,무스로 세
운 머리. 부리부리한 눈. 은근히 가죽잠바안에 런닝샤쓰)이 앉아 있어서 그냥 있기로 했다.
비행기가 이륙한다.
안녕 잘있어. 홍콩아. 나 또 올떄까지 기다려줘~ 하고 옆에 기댔는데 잠들어버렸다.